서론: “결정 장애”의 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
온라인 쇼핑을 할 때, 끝없는 선택지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를 느껴본 적 있으신가요?
이런 피로감은 비단 쇼핑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복잡한 여행을 계획하거나 다른 디지털 작업을 처리할 때도 많은 이들이 비슷한 경험을 합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제 우리는 단순히 정보를 검색하는 것을 넘어 우리를 대신해 실제로 업무를 수행하는 개인 비서의 등장을 목격하고 있습니다.
바로 ‘AI 에이전트(AI Agent)’입니다.
이 글에서는 ‘에이전틱 커머스(Agentic Commerce)’라는 새로운 트렌드의 첫 단추, 즉 우리가 AI에게 어떻게 우리의 과업을 ‘위임’하기 시작했는지에 대해 명확하고 실용적인 관점에서 설명하고자 합니다.
1. AI 에이전트란? 똑똑한 조수에서 자율 파일럿으로
AI 에이전트란 사용자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율적으로 과업을 수행할 수 있는 정교한 프로그램입니다.
이는 미리 작성된 스크립트에 따라 질문에 답변하는 데 그치고, 모든 행동에 새로운 입력을 요구하는 기본적인 챗봇과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AI의 역할을 설명하는 가장 좋은 비유는 ‘조종사(Co-pilot)에서 자율 파일럿(Autopilot)으로’의 전환입니다.
과거의 AI가 인간의 결정을 돕는 보조적인 역할(조종사)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점점 더 독립적으로 과업을 수행하는 자율 파일럿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조종사에서 자율 파일럿으로의 진화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측정 가능한 기술적 발전 단계입니다.
자동화 전문가 파스칼 보넷(Pascal Bornet)은 이를 우리에게 익숙한 자율주행 자동차의 발전 레벨에 비유합니다.
대부분의 현재 에이전트는 ‘레벨 2 또는 3’ 수준에 해당합니다.
이는 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지만, 여전히 인간의 감독과 때로는 개입이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즉, 우리는 이제 막 AI에게 운전대를 맡기는 법을 배우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생성형 AI(Generative AI) 기술 덕분에 이러한 에이전트들은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 언어(자연어)를 이해할 수 있게 되었고, 기술에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손쉽게 원하는 업무를 위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 왜 AI에게 일을 맡길까? 우리에게 디지털 비서가 필요한 이유
소비자들이 AI에게 업무를 위임하려는 가장 큰 동기는 복잡한 선택 과정에서 오는 ‘결정 피로’를 줄이고 싶기 때문입니다.
구글의 수석 결정 과학자였던 캐시 코질코브(Cassie Kozyrkov)에 따르면, 현재 AI의 주요 역할은 "잘 이해되고 설계된 프로세스를 가진 반복적인 업무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AI에게 업무를 위임하면 반복적인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과 정신적 에너지를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그 이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시간 절약: 복잡한 검색과 비교 과정을 AI가 대신 처리합니다.
* 정신적 에너지 보존: 수많은 선택지 앞에서 오는 피로감을 줄여줍니다.
* 편의성 증대: 일상적인 반복 업무를 자동화하여 삶을 더 편리하게 만듭니다.
3. 일상 속 위임: 실제 사례로 살펴보기
그렇다면 우리는 실제로 AI에게 어떤 일들을, 어느 수준까지 맡기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쇼핑, 여행, 일상 업무의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단순한 작업 보조에서부터 복잡한 자율 수행에 이르기까지 AI에게 과업을 ‘위임’하는 스펙트럼을 살펴보겠습니다.
더 똑똑해지는 쇼핑
상거래 영역에서 위임은 AI가 유용한 쇼핑 조수로 기능하는 단순한 형태에서 시작됩니다.
미국 대형 유통업체 타겟(Target)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고객이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맞춤형 선물을 찾아주는 ‘선물 찾기(Gift Finder)’ 기능이나, 손으로 쓴 쇼핑 목록을 앱에 자동으로 추가해주는 ‘목록 스캐너(List Scanner)’는 우리가 쇼핑의 일부 과정을 AI에게 맡기는 초기 단계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AI 에이전트에게 구매 권한까지 위임할 때 나타납니다.
구글이 선보인 Agentic AI 'Buy For Me' 기능이 바로 그 예입니다.
이 기능은 단순히 가격을 추적하는 것을 넘어, 가격이 사용자가 설정한 예산까지 떨어지면 자동으로 제품을 구매하는 역할까지 수행합니다.
또한 ChatGPT와 같은 대화형 플랫폼에서는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통해, 대화창을 벗어나지 않고도 제품 구매까지 완료하는, 위임의 경험이 더욱 매끄럽게 통합되고 있습니다.
스트레스 없는 여행 계획
복잡한 여행 계획 역시 AI에게 위임할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입니다.
예를 들어, 런던에 사는 비즈니스 출장자 ‘샐리’가 뉴욕으로 출장을 간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녀는 선호하는 항공사의 복도 좌석, 특정 호텔 체인의 고층이 아닌 퀸 사이즈 침대 2개가 있는 방, 공항 이동 시 휠체어 지원 등 매우 구체적이고 까다로운 요구사항을 가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이 모든 조건을 맞추기 위해 수많은 웹사이트를 오가며 시간을 허비해야 했지만, 이제는 이 모든 요구사항을 AI 에이전트에게 한번에 전달하기만 하면 됩니다.
에이전트는 모든 제약 조건을 고려하여 최적의 항공편과 숙소를 예약하고 전체 일정을 조율해줍니다.
이는 더 이상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닙니다.
‘스카이링크(SkyLink)’와 같은 AI 기업 출장 에이전트는 이미 현실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사용자는 간단한 문자 채팅만으로 회사의 출장 규정과 개인의 선호도를 모두 만족시키는 여행 예약을 완료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되는 일상 업무
쇼핑이나 여행뿐만 아니라 다양한 일상 업무도 AI 가상 비서에게 맡길 수 있습니다.
고객과의 미팅 일정 조율, 정형화된 이메일 발송, 일반적인 고객 커뮤니케이션과 같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작업들은 이제 AI가 최소한의 감독만으로도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4. 위임의 미래와 우리의 역할
완벽한 선물을 찾는 일부터 복잡한 출장 계획을 세우는 일까지, 우리가 살펴본 사례들은 에이전틱 커머스의 세계로 들어서는 첫걸음이 바로 AI라는 ‘조종사’를 신뢰하고 과업을 맡기는 법을 배우는 것임을 보여줍니다.
비록 아직 우리의 감독이 필요하지만, 이러한 ‘위임’이라는 행위는 단순히 시간을 절약하는 차원을 넘어섭니다.
이는 기술을 수동적인 도구에서 능동적인 파트너로 바꾸며, 우리와 기술의 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는 과정입니다.
지금 우리가 경험하는 ‘위임’의 단계는 에이전틱 커머스의 시작에 불과합니다.
우리의 AI 조종사는 아직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에 있으며, 완전한 자율성이 현실화되기까지는 인간의 감독이 여전히 중요합니다.
캐시 코질코브가 지적했듯이, "AI의 황금률은 AI가 실수를 한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AI가 내린 결정을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책임지는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AI에게 효과적으로 일을 위임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새로운 생산성 팁을 익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10년의 디지털 시대를 살아갈 핵심 역량입니다.
우리는 지금 우리의 첫 번째 진정한 디지털 파트너를 훈련시키고 있는 셈입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똑똑한 AI 비서가 우리를 대신해 더 자율적으로 구매 결정을 내리기 시작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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