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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두리 오토캠핑, 가평, 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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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민파파 2013. 7. 7. 0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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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월.
 
절대 우중캠핑은 하지 않는다, 가 나름의 원칙 중 하나였다.
첫 캠핑 시 오후부터 비 쏟아진다는 일기예보를 믿고는 새벽같이 철수했던 기억 이후
비온다는 예보 상에서의 첫 캠핑이다.
바로 이전 주에 다른 캠핑장에 금요일부터 예약을 해놨으나
너무나 쏟아붓는 장마비에 캠핑을 접었던 - 그러면서 생돈 5만원을 날렸던 - 지라 이번에는 일단 비가 오든 아니든 가자는 생각이었다.
 
일기예보에서는 토요일 저녁부터 비가 온다고 했다.
그럼 토요일 일찌감치 나서서 저녁 늦게까지 놀다 철수해서 돌아오자, 는 작전으로 가기로 했다.
9시 좀 넘어 도착했다.
안 되면 먼저 계곡에서 놀고 있지, 라는 마음가짐으로 알아보니 우리 예약한 자리엔 다행이 전날 와있던 캠퍼가 없었다.
캠장의 허락을 받고 바로 텐트 설치.
 
우리두리캠핑장은 예전엔 펜션을 주로 하다가 넓은 앞마당, 계곡마당을 활용하기 위해 캠핑장을 운영한 듯한 느낌이었다.
펜션도 일부 있었는데 대부분의 자리는 캠핑장이다.
우리가 자리 잡은 A사이트는 바로 계곡에 면해 있으면서 나무들 아래에 위치해 그늘도 괜찮다.
나머지 사이트엔 그늘이 없어 불편해 보였다.
나머지 사이트엔 (공포의?) 풀 대여 텐트도 있었다.
 
세면장과 개수대는 A사이트와 나머지 사이트 중간에 한동만 위치해 있었다.
가는 길이 제법 멀어 휴대용 물통을 유용하게 쓸 수 있었다.
세면장은 우리 있는 동안 내내 온수가 나왔다.
 
텐트 설치를 마치고 점심을 먹기 전 온몸을 덮은 땀을 씻고자 계곡으로 들어갔다.
장마 탓에 물이 불은 건지 원래 그 정도의 물이 항상 흐르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 놀기에 충분한 수량이었다.
7월 중하순이어도 처음 들어가기엔 굉장히 차갑다.
바닥이 온통 돌이라 걸어다니기 쉽진 않다.
유속이 빨라 나도 아이들과 놀다가 신고 있던 슬리퍼가 떠내려가 아래쪽에서 놀던 중학생 또래의 아이가 건져준 덕에 찾기도 했다.



오후가 되자 소나기가 내리기 시작했다.
30분 주기로 비가 쏟아졌다 멈추기를 반복했다.
비 오면 텐트에서 좀 쉬다가 그치면 아이들과 공을 차거나 했다.
점심엔 목살을 숯불에 구워먹고 저녁엔 치킨을 사다 먹기로 했다.
가평 시내 가서 사다 먹자, 고 출발했으나 캠핑장 자체가 서울 기준으로 가평 초입에 위치한지라 가평 시내 왕복에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그렇게 먹고 나니 치킨 한마리도 뚝딱.
 
저녁을 먹고 철수를 할 것인가 하루를 묵을까 고민이 시작됐다.
과연 그렇게 많은 비가 올까? 어차피 젖은 텐트 내일 아침까지 있는다고 해도 상황은 마찬가지 아닐까?
결국 1박 하기로 했다.
그렇게 아쉽게 돌아온다는 게 싫었고, 어차피 젖은 텐트 다음날까지 있는데도 상관없다는 판단을 했으며, 무엇보다 만사가 귀찮았다.
 
밤새 내린 비는 새벽녘에 제법 시끄럽게 쏟아부었다.
뭐 원래 조용했는지 비 덕분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으나, 결론적으로는 시끄럽게 쏟아부은 비 덕분에 예의 밤늦은 옆 텐트의 시끄러움 없이 잘 수 있었다.
 
아침엔 비가 갰다.
물론 아침에도 내렸다 갰다를 반복하긴 했으나 전날보다 양은 적어지고 주기는 길어졌다.
아침을 차려 먹고 하나씩 짐을 쌌다.
짐 싸는 동안에도 아이들은 아쉬운 마음에 다시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짐을 싸다가도 비가 내리면 짐을 텐트 아래로 모아서 패킹을 멈출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말로 너무나도 고맙게도, 정작 텐트를 걷고 말릴 수도 있을 만큼의 시간 동안 비가 안 왔다.
우중캠프는 좋지만 텐트 걷는 동안에는 비가 그쳤으면, 이라는 어떤 블로거의 바람이 우리에겐 이루어졌다.
차에 다 싣고 나니 다시 비가 쏟아부었다.
정말 운이 좋았다.
 
모두 떠난 캠핑장 세면장으로 가 비에 젖고 땀에 젖고 물놀이 젖은 몸과 옷을 씻었다.
돌아오는 길에 쏟아붓는 비를 보며 즐거운 이틀과 우리에게 주어진 행운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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