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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악산, 춘천,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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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민파파 2013. 6. 9.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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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월. 

 

집을 나설 때는 차를 갖고 갔다.

내내 망설였지만 대중교통으로는 도저히 견적이 안나와 내키진 않지만 그래도 차를 갖고 갔다.

내비를 따라 이곳저곳 다니다 보니 전철역 인근을 통과하게 되었다. 경춘선 상의 역. 주차장도 무료.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집에서 그닥 멀지 않은 곳에 위치했었다)

 

바로 주차를 해버리고 아까의 내키지 않음을 버리고 바로 경춘선 전철에 올랐다.

아주 한적한 지하철 안, 7명분의 좌석에는 서너명이 앉아 있고 그중 연인들은 붙어 앉은 관계로 더욱 한적하게 느껴지는 객실, 그 한켠에서 나는 차를 놓고 가는데서 오는 여유와 졸음까지 느끼고.

... 하는 게 내가 그린 그림이었다.

결국은 그냥 그림일 뿐이었다.

빼곡, 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앉아갈 엄두를 낼 수 없는 사람많음이었다.

 

그렇게 강촌역까지 갔다.

 

집에서 늦게 나오다보니 강촌역에 도착했을 땐 이미 점심시간.

투명하게 내리쬐는 햇빛을 밭으며 차 한대 다니지 않는 도로를 가로질러 5분여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차마 맛있다, 라는 표현을 쓰기 망설여지는 막국수를 먹고 나오며 계산 중
"삼악산 가는 버스, 강촌역 앞에서 타는 거 맞죠?" 물어봤다.

계산과 동시에 시간을 보며

"어, 올 시간 다 됐는데. 한시간에 한대 오는 버스거든요"한다.

부리나케 가방 들고 역까지 뛰어가 때마침 오는 버스를 탔다.

막국수 밥값은 했다.

 

의암댐 건너자마자 내려 얼음물과 예의 연양갱을 사서 가방끈을 고쳐맸다.

의암호를 건너고 호변을 걸어 산 입구.

입장료 얼마를 내고 바로 산을 탔다.

산을 탔다, 는 표현이 맞다.

시작부터 삼악산의 경사를 그대로 보여준다.

 

상원사(이름 맞나?)에선 산중 처음으로 손가락만한 뱀도 봤다.

그리고 또 경사.

경사가 끝나는 능선에서부턴 '삼악산'스러운 암벽이다.

말 그대로 '삼악산'스럽다.

뾰족뾰족한 바위들.

넘어지는 상상만으로도 기분 나빠지지만, 보다보면 넘어지는 상상을 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제법 힘들다.

한번씩 돌아보면 보이는 의암호가 위안이다. 


"산행 초반엔 가파른 길 오르느라 사진 찍기를 잊었고, 후반엔 핸드폰이 방전되어 사진찍기가 불가했다"


정상 바로 앞까지 '삼악산'스런 바위들이 이어진다.
오히려 정상은 싱겁게 느껴진다.
예의 아이스크림 하나 사먹었다.
 
그대로 정상을 넘어 반대편으로 하산했다.
정상 이후의 반대편은 육산이었다.
바닥이 편하다.
반대편과는 완전 반대다.
 
중턱 아래로 계곡이 제법 틀을 잡고 흘러내린다.
하산길에 계곡에 발담그는 행위는, 이후에 다시 양말신고 수습하기 귀찮아서 그렇지 피로회복엔 최고다.
계곡이 괜찮다 싶더니 역시나 폭포로 이어진다.
등선폭포다.
두세개가 이어 있다.
폭포 풍광만 즐긴다면 처음부터 등선폭포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사진으로만 봤던 중국의 무슨무슨 지역 같은 포스다.
입구에서 10분도 안 들어가서 그런 폭포와 계곡을 즐길 수 있다는 점, 굉장히 매력적이다.
 
하산을 마치고 30분 남짓 기다려 버스를 타고 강촌역으로 향했다.
조금 빨리 갈까 편하게 갈까 싶어 ITX-청춘 표를 끊고 30분 남짓 기다렸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다보면 이렇게 기다리는 일이 많아지고 괜히 시간이 버려지는 듯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내가 평소에 시간을 칼 같이 다루는 사람이 아니었을지언데.
돌이켜 보면 엄한 낭비감을 느끼기보단 즐겼던 기억이 굉장히 큰 잔상으로 오래 남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해 아쉽다.
 
삼악산.
반으로 나눠 양쪽이 완전히 다른 산.
암벽산과 육산.
양쪽 다 풍광이 참 좋은 산.
암벽산이 부담스럽다면 폭포로 올라가 폭포로 내려오는 육산 코스도 충분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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