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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봉산, 홍천, 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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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쭈민파파 2013. 6. 28.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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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6월. 

 

400미터가 채 안되는 산으로 알고 갔다.

가다보니 알았는데, 팔봉산은 오션월드 가는 초입에 위치해 있었다.

그러고보니 광판중학교인가 하는 곳을 지나 좌회전 해가며 그 봉우리들을 본 기억이 있는 것도 같았다.

 

물론 홍도에 있는 산도 300미터 남짓의 언덕 수준이지만 산림청 지정 100대 명산에 속한 것은 알고 있었다.

그거야 뭐 워낙 이쁜 섬에 있는 독특한 섬이어서 그럴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서울 인근에 있는 야트막한 산이 100대 명산에 낀 이유에 대해서는 짐작이 잘 안 갔다.

여하튼 가벼운(!) 마음으로 산행을 결심했다.

 

유원지에 차를 세우고 일정 거리를 돌아 다리를 건너 산을 올랐다.

1봉부터 8봉까지 여덟개의 봉우리가 있어 팔봉산이라고 했다.

워밍업 좀 했다, 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아님 땀 좀 나기 시작했다, 고 표현하는 게 맞을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만큼 올라가니 1봉이 나타났다.

역시 가볍게 갈만한 산이다.

야트막하다고는 했지만 봉우리에서 보는 풍광은 낮지 않았다.

흐린 날씨로 인해 제법 깊은 산과 같은 경험을 갖게 했다.

바로 내려와서 다음 2봉을 찾아 올라갔다.

바위에 박힌 계단도 이용하고 줄도 좀 타고 해서 올라간다.

여기도 괜찮다.

 

다만 봉우리에서 봉우리 건너갈 때 표지판이 없어 엄하게 올라왔던 길로 다시 내려가 다음 봉우리를 향하기도 했다.

한쪽 봉우리에서 다른 봉우리를 쳐다보는 풍광이 제법 괜찮다.



얕고 높고를 떠나 봉우리 하나 넘는 기분에서 부끄러운 쾌감도 느낀다.
자 이제 다음 봉우리로 가볼까나, 하는 자기만의 도전정신이라고나 할까?
 

일부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는 구름다리로 넘어가기도 한다.

몇봉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데 - 뭐 네이버 찾아보면 나오겠지만 - 해산굴, 인가 하는 이름의 루트가 있었다.

구름다리 넘어갈래 해산굴로 갈래, 하는 표지판이 있었다.

해산굴 쪽으로 일련의 그룹이 이동하는 바람에 그냥 구름다리를 이용하기로 했다.

봉우리에 올라가서 보니 해산굴, 이라는 이름 참 기가 막히게 지었다는 감탄을 하게 한다.

한명이 겨우 통과할만한 구멍 - 굴이 아니라 구멍이다 - 을 통해서 봉우리에 오르는 코스다.

아기가 세상에 나올 때 통과하는 '해산'의 길만큼이나 힘들다고 해서 이름붙었다는데

그보다는 구멍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 해산의 그것과 닮아서, 라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



8봉이 제일 어렵다는 얘기를 들었다.
실제로 8봉 입구에 경험이 많지 않은 등산객의 도전을 지양해달라는 표지판이 붙어있다.
그런 표지판 처음 본 탓에 멈칫했다.
7봉에서 8봉 내려가는 길목 어귀에 있을 때 소방헬기가 뜬 모습도 봤다.
나중에 알았지만 어느 여성 등산객이 발목을 다쳐서 실려가셨다는.
 
결론적으로... 그래도 올라가봤다.
으흠 이래서 위험하다 한 건가 싶은 암벽 계단이 있었다.
그 정도 규모의 계단 몇개 오르니 8봉을 나타내는 돌 표지가 보인다.
위험, 은 하지만 도전금지, 정도는 아닌데.
 
내려오는 길은 재미있지만 만만하지는 않다.
경사 상당한 길은 바위 계단 타고 내려간다.
뒤에 오시는 어르신 걸음이 상당히 빨라 나도 모르게 압박감으로 달려 내려왔다.
 
다 내려와서는 하천변 바위를 파고 만들어진 절반짜리 굴 같은 길을 지나 원래의 입구로 돌아오게 된다.
이 길의 풍광이 제법 괜찮다.
입구로 다시 돌아오면 놀이기구, 라고 하기엔 너무 약한 느낌이고 유격, 이라고 하기엔 반발이 심할 정도의 과정을 거친 기분을 느끼게 된다.
이래서 명산에 들었구나, 라는 걸 알게 된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겨울 틈 없이 다녀왔지만 그래도 2시간 반은 지나있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지겨울 틈 없는 산.
강원도 홍천의 홍천1경 팔봉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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