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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물소리길2 (국수역~양평역)

WALK

by 쭈민파파 2016. 10. 26.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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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10월.


지난 첫번째 트레킹이 예상 이상으로 힘들어서 솔직히 이번엔 갈까 말까 망설였다.

게다가 두번째 코스는 첫번째보다 3km 정도는 더 길다고 나와있어서, 더더욱 망설였다.


그래도 가야지, 길이 거기 있는데.


국수역부터 시작이니 지하철을 타고 상봉역으로 가서 경의중앙선을 기다린다.

예전에도 경험한 바 있지만, 경의중앙선은 배차 간격이 너무 멀다.

이 날도 제법 기다려서 겨우 전철을 탈 수 있었는데, 예상 외로 승객이 적었다.

아니나 다를까, 덕소에 이르니 '이 열차는 덕소까지만 운행하는 열차'라며 내려 갈아타라는 안내가 나온다.

어쩐지.

덕소에서 또 10여분을 기다려 다음 열차를 타니, 아까 같이 기다리던 인파들은 다들 그 안에 있었다.



국수역은 그래도 지난번에 한번 봤다고 익숙했다.

국수역 앞 순두부집은 밥 한번 먹었다고 반갑기까지 했다.


이번엔 웬만하면 GPS도 안 보고 표지만 따라서 가겠다 마음 먹었다.

그래야 '얼마나 왔나?' '얼마나 가야하나?' 따지면서 초조해지지 않고, 그래야 내가 덜 피곤하기 때문이다.


아무리 봐도 물소리길은 - 이런 말 쓰긴 좀 그렇지만 - 급조한 듯한 티가 난다.

남의 집 논밭 옆으로 가는 건 그렇다쳐도, 이렇게까지 개울 옆으로 가게 만들다니... ^^;



첫코스 돌 때는 다소 지나칠 정도로 친절하고 꼼꼼하게 코스를 안내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보통 헷갈릴만한 위치에 표지를 두는게 일반적이었는데,

물소리길 첫코스에서는 거의 이어지다시피 표지가 나타났었다.


하지만 두번째 코스에선 표지가 정말 없다.

있어도 의미 없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의미있는 표지라 함을 역시나 헷갈리는 곳에서의 안내 표지일진데, 정작 그런 곳에서는 표지가 없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따로 준비해 간 GPS를 통해 길을 찾는 일이 적쟎이 발생했다.

누군가 표지 담당하는 공무원이 아직 두번째 코스까지는 따라가고 있지 못하나 보다.

두번째 코스의 또 다른 난관은 개다.

Dog.

가는 곳곳에 개가 엄청들 짖어댄다.

그냥 짖어대는 수준이 아니라, 풀린 채로 - 아니 묶인 적 없는 채로 - 뛰어다니며 짖어댄다.

처음엔 수차례 놀라다가 중반쯤 가면 인가를 지날 때마다 개 나타나지 않나 찾아보게 된다.

문제다.

가족끼리 걷는다고 치면 애들한테는 치명적이다.

어차리 이 동네 개는 범죄 예방이 목적일텐데, 적어도 묶어는 두라고 계도해야 하지 않나 싶다.

표지 담당하는 공무원이 하든지 아님 개 관리하는 별도의 공무원이 계도에 나서길 바란다.

"사진의 개는 그래도 묶여있었다"


양평이라는 이름답게 전원주택이 꽤 많다.

특히나 딱봐도 업자들이 지은 주택들을 제법 많이 봤다.

뭐 누가 지었는가에 상관없이, 마당넓고 해 잘 드는 집에서 살면 어느 정도의 행복지수는 보장되지 않을까 싶었다.



산속과 인가를 어느 정도 걷고 나면 이젠 자전거길로 연결된다.

하지만 메인 자전거길이 아닌지 오가는 자전거는 매우 드물었다.

나름 괜찮아보이는 길이더구만.

"아직 10월인데 터널 안에 고드름주의 안내가 떴다"

터널을 나와 조금더 걸으면 자그마한 공원이 나온다.

역시나 오가는 자전거나 사람이 없는만큼 공원 내 사람도 없다.

매점은 운영하는 듯 하던데, 주말이면 제법 붐빌려나?

...라는 생각을 하고 공원을 떠나 왔는데...

나중에 보니 이 공원에 스탬프가 있었다.

당연히 2코스 스탬프는 못 찍었다.

이렇게 사진은 찍었으면서.

"도로입양? 뜻은 알겠는데 그 표현이 참 색다르다."


​양근향교를 지나면 옥천면을 지나게 된다.


옥천면에서 점심을 먹었다.

올레길을 제외하고 내륙에서의 트래킹 중 식사를 한 첫 사례다.

워낙 거리에 대한 압박이 있어 그러지 않을 수 없었고, 또 그러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옥천면을 지난 길은 밭두렁을 지나 점차 강가로 향한다.

​​


양평들꽃수목원, 이라고 하는데 지나면 보기에도 제법 괜찮아 보인다.

가족들과 오기에 좋을듯.


워낙에 사전지식 없이 떠나왔으니 할말 없지만, 걷다보니 천주교 성지도 나온다.

양근성지라고 한다.


천주교 수원교구 양평 양근성지는 경기도 양평 오빈리에 위치해 있으며 천주교회의 근본이며 요람이라고 불린다.

순교기록에 의하면 ‘양근’이라는 지명은 초기 한국 천주교회의 지도자인 권철신, 권일신 형제의 고향을 가리키는 것으로 현재의 양평군을 말한다고 한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윤우일, 윤유오와 사촌 누이들인 윤정혜, 윤윤혜 등이 순교한 곳이기도 하다.

순교한 성인들의 탄생지이며 순교자들의 피와 신앙이 깊이 새겨져 있는 곳이다.

또한 한국 천주교회의 수도공동체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양근성지에서부터 충청도, 전라도로 천주교 신앙이 전파되었으며 당시 교리를 완전하게 이해하지 못했던 창립 주역들이 신부 역할을 하며 미사 등을 집전하던 곳이기도 하다.

양근성지에서 많은 순교자들이 태어나고, 신앙을 알게 되고, 체포되어 순교했기에 순교선조들의 영원한 고향이라고 부르고 있다.[각주:1]

"'양근성지에서부터 충청도, 전라도로 천주교 신앙이 전파'되었다고 하니 그 의미가 새삼스레 다가온다"


양근성지를 나오면 이제 마무리다.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지 않다.

너무 세게 생각했던 듯하다.

이제 양평역까지다.


당연이 올 때처럼 그리 긴 기다림으로 돌아갈꺼라 예상하고 있었지만,

양평역에 도착해보니 기차시간 안내가 보였다.

남은 시간도 많지 않고, 또 청량리까지 갔다 돌아가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이 기차표를 끊었다.

청량리까지 30분만에 왔다.


청량리 역 앞에 줄이 길게 늘어서 사진 한장 찍어봤다.

이른바 로또 명당이다.



  1. 출처: 경기관광포털(http://ggtour.or.kr/blog/tour_theme/%EC%96%91%EA%B7%BC%EC%84%B1%EC%A7%80/)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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